글 수 99
주말 들어 기온이 급강하하여 망울을 터뜨렸던 꽃나무들이 추위에 파리해졌습니다. 그러나 햇살만은 그 따스함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고층빌딩이 즐비한 맨하탄 도심의 거리, 건물들 앞에 손바닥만큼 조금 남겨놓은 흙 밭에서도 개나리가 피고, 튜울립과 수선화의 꽃망울들이 봄이 왔음을 알리고 있건만 아직 바람은 차고 매섭기만 합니다. 살다보면 우리를 지독히도 실망시키는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마음이 자꾸 메말라가고 싸늘하게 굳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자신을 왕이라 부르는 사람들의 환호 속에서 예루살렘에 들어가시던 주님께서는 어쩌면 곧 자신을 욕하고, 침 뱉고, 모함하여, 죽이려 하는 이들을 참아주고 용서하리라고 마음속으로 다짐하시며, 가셔야 되는 진리의 길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종려 주일(Palm Sunday)을 열정 주일(Passion Sunday)이라고도 부르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