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의 글

조회 수 833 추천 수 0 2011.11.10 02:10:06

주 수록 목사님을 추모하며;                               주후 2011년 11월 1일 오후 8시


저는 미드 맨하탄에 있는 한인 새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김 영민입니다.

이제 고인이 되신 목사님과 저의 만남은 시간상으론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만남은 저에겐 번갯불이 번쩍하듯 찰나적으로 세상이 환하게 비쳐지는 충동을 준 기회였습니다. 아직도 저에겐 그 만남의 여운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훌쩍 떠나심이 너무나 안타깝고 애통합니다.


목사님과 대화를 나누며 처음으로 감탄한 것은, 성경 말씀 장절을 정확하게 기억하시며, 동양철학의 사서오경에서 불교의 경전에 이르기까지 진리의 말씀을 풀어 이야기하시는데, 저 자신의 무지함이 부끄럽기도 하고, 목사님의 얼굴이 다시금 크게 느껴지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목사님을 뵐 때 귀가 무척 크고 복스러워서 저런 지혜와 학식이 복스러운 귀에서 나오시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할 정도였습니다.

두 번째론 90이 되신 연세에 자동차로 뉴져지에서 Flushing을 운전하여 다니시며, 몸소 육신적인 노동을 하는 가게를 운영하신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시면서 말씀이, "김 목사, 목사도 생업을 위한 일을 해야 하네. 교인들이 힘들게 벌어 온 돈으로 먹고 살지 않도록 하게."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자기 육신을 움직여 살아야지, 나이 먹었다고 젊은 사람들이 낸 세금을 나라에서 거저 받아 살지 말라고 하시면서, 당신이 하시는 일을 배우라고 하셨습니다. 목사님의 그 말씀은 저의 뇌리에 마치 벼락이 내리치는 듯 했습니다. '그렇구나! 목자로서 노년의 삶은 이렇게 살아야 되겠구나.' 저에겐 사도의 생애를 보는 듯했고, 선배이신 목사님을 나도 따를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의 산 본보기이셨습니다.


주님도, 사도 바울도 일생을 일하며,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말씀을 전하지 않았던가. 예수를 믿고 따르는 본을 보이신 목사님의 강직함과 근면검소하신 점은, 제가 그 댁에서 하룻밤을 지내면서, 또 가게에서 일을 배우며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27번 성경을 정독하셨다는 목사님은 일하고, 식사하고,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항상 손에서 책을 놓으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시기를 좋아하셨습니다. 또 어찌나 손과 몸이 빠르신지, 그 기술과 지혜는 어떻게 얻으셨는지, 어느 사이 일거리를 뚝딱 처리하시고 남은 시간, 손수 남이 입지 않는 옷을 뜯어 자신에게 맞추어 입으시며, "이제 옷 수선 간판을 걸어도 될 것 같아. 벌써 10여벌 이상 뜯었다 고쳐 입었으니 잘 할 것 같아" 하시며, 미소 지으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미국과 한국의 정치하는 사람들과 국민들이 하나님에게서 점점 멀어지는 정책과 생각들을 하는 것 같아 가게를 정리하면 한국에 나가 책을 쓰시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가 거저 도와주며, 먹을 것을 주면 먹고, 그렇지 않으면 굶어 가면서까지 라도 사람들에게 하나님 말씀을 전해야 하겠다며, 젊은 사람 보다 더한 열정과 희망을 말씀하시는 모습에서 참으로 치열하게 삶을 사시는 어른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 옛날 젊은 시절 목회를 하셨던 아버지의 엄격함이 싫어, 성경책을 멀리하고, 자신은 결코 아버지처럼 기독교인이 되지 않겠다고 했었는데, 하나님이 이렇게 자신을 끌어다 목사를 만들었다고 하시며, 자신의 강직한 면은 아버지를 닮은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래 자식들에게도 잔정을 별로 주지 못해, 자손들이 아버지에게 그런 면에서 많이 섭섭해 하고 서운해 하는 것 같아, 항상 마음속으론 미안함을 느끼신다는 주름진 얼굴엔, 오랫동안 찾아와 주지 않는 자식들을 그리워하는 외로움이 있었습니다. 돌아가시기 며칠 전 찾아간 저에게, "내가 아들딸들에게 먹고 싶던 생선회와 조기15마리를 사가지고 오라." 고 해서 다녀갔다고 자랑삼아 말씀하시며, "아마 내 평생에 처음 자식들에게 뭘 해달라고 부탁 한 걸거야" 하시며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에서 강인하면서도 꿋꿋하게 사시는 삶의 의지를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노년을 서로 의지하며, 일하며 함께 사시던 목사님과 사모님. 이렇게 참담한 사고를 당하시어, 목사님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으며, 사모님은 병실에 있게 되었습니다.

오호통제라, 인생은 가누나! 황혼의 해가 서녁으로 지듯이...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끊임없이 바뀌듯 우리 인생은 결코 머물 줄을 모르누나!


주님을 충실하게 따르던 믿음의 사람인 우리 목사님이 이제 사랑하는 가족과 교우들과 친구들을 남겨 놓고 먼저 주님께로 가시오니, 주여! 부디 하늘나라에 계실 목사님의 영생을 평안하게 지켜주시옵소서. 아직 이 세상에 남아 살아갈 저희들이 세상과 육신적인 것만을 쳐다보지 말고, 거룩한 하나님의 지혜를 깨닫고, 주님과 사도들이 몸소 행해 보여주신 믿음의 삶을 살아가게 하옵소서. 남겨진 자손들이 서로 화합하고 협력하여 험한 세상을 믿음으로 살아가기를 원하셨던 목사님, 마지막 식사자리였을지도 모르는 테이블 위에서 오늘 발견한 목사님의 평소의 신조가 된 성경 말씀이 저의 가슴을 다시 한 번 울립니다. 

"누구에게서든지 양식을 값없이 먹지 않고 오직 수고하고 애써 주야로 일함은 너희 아무에게도 누를 끼치지 아니하려 함이니.. 본을 보여주려 함이라"(살후 3:8-11), 또 사도행전 20장의 말씀을 통해,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 도무지 일하지 아니하고 일만 만드는 자들이 있다. 그리스도 안에서 권하노니 종용히 일하여 자기 식량을 먹으라 하노라." 그리고, "자급자족하라!"라는 글을 맨 밑에 쓰시고, 큰 느낌표로 자신의 의지를 다지시며, 성경 말씀을 삶으로서 실천하신 목사님을 이제 주님께 부탁드리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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